고통의 신비 2단, 3단: 예수를 매질한 로마 병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의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다.
채찍질로 가시관을 억지로 씌우고, 예수의 얼굴을 때리고, 얼굴에 침을 뱉고.그들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것이다.
그들 중 생각이 있는 자라면 양심에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공격을 거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그 위치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했을 뿐이다.
예수님은 그렇게 모욕을 당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나는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다.
그들은 자기 역할을 할 뿐이다.
불쌍한 자들이여. 아버지인 그들을 용서해 주세요.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전가하지 마세요. 그들은 그저 본능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문득 내가 죄를 지을 때마다 그 죄가 매가 되고 주먹이 되고 침이 되고 예수님을 아프게 한다는 사실이 이해되는 듯했다.
나도 그저 본능대로 살고, 내 화내고, 내 육체의 편안함을 위해 남을 희생하고, 내 분노를 남에게 치유하고, 나도 로마 병사처럼 별 생각 없이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인간다운 모습을 어쩔 수 없다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을 알지 못하고 나도 매순간 그렇게 행동했고 그 행동이 예수님께 채찍이 되어 날아가 예수님을 다시 한번 아프게 했다.
고통의 신비 4단, 5단: 군중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저 여자 누구야?” 누구 때문에 저렇게 울어?저 여자 그 죄인의 어머니 아니냐? 아이고, 복도 없네.정말 복도도 없다.
복도도 없다.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던 성모의 33년 전 찬송가가 들려오는 듯했다.
사람들은 그 순간 성모상을 복도가 없다고 했을지 모른다.
그것이 내 마음을 몹시 아프게 했다.
고통에 겨워 숨도 쉬지 못하는 예수님은 그제야 말씀하셨다.
밑에서 고통과 슬픔으로 눈물투성이가 되었을 사도 요한에게 말했다.
어머니다 성모님 성모님, 우리 어머니 성모님, 다시는 슬퍼하지 마십시오.이 죄 많은 아들을 위해 다시 슬퍼하지 마세요.우리를 인자한 눈으로 바라봐 주세요.
사도 요한은 너무나 담담하게 그 일을 쓰고 있지만 그 글 뒤에 그가 겪은 좌절 절망 슬픔 고통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사도 요한은 끝까지 지켜본 그분의 옆구리에서 물과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사도 요한은 외친다.
그 분은 그리스도입니다.
저분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저분이 어린양입니다 저분이 성전입니다 저분이바로우리의죄를위해희생하신하나님의어린양,세상의죄를없애시는분입니다.
저 분이 바로 하나님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