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사 골든 홀리데이, 2020 감독: 김봉한 출연: 곽도원(홍병수), 김대명(황만철), 김희원(패트릭), 김상호(김영배), 신동미(미영), 이한서(지윤)
영화 ‘국제수사’는 ‘히어로'(13), ‘보통사람'(17), ‘들립니까?'(20)를 연출한 ‘김봉한’ 감독의 코믹 수사물.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배우 곽도원에게는 첫 코미디물 주연작이다.
이미 러브픽션(11) 점쟁이들(12)에 출연은 했지만 주연은 아니었기 때문.그래서 첫 코미디가 아니라 첫 코미디 주연작 영화.
<국제수사> 내용은 결혼기념일을 기념해 인생 첫 해외여행으로 필리핀에 가게 된 대천경찰서 강력팀 ‘홍병수’ 경장. 필리핀에 도착한 그는 우연히 옛 고향 동생도 만나고. 우연히 그곳에 자신의 돈을 가져가 그대로 입을 닦은 ‘영배’가 감옥에 있고. 뜻밖에도 범죄조직 보스인 ‘패트릭’과도 얽혀 살인 용의자도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러니까 우연, 우연. 이런 남발이 많은 영화
코미디물의 특성상 자연스럽고 실제와 같은 전개를 원하지 않는데. 너무 우연이 겹치는데다가. 원래 그런 방향으로 계속 손질을 하고 있으니까. 이야기의 전개가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다.
우연이라고 해도 그 우연이 예상하지 못한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친절한가, 생각하지 않는가? 우연이지만 미리 이렇게 전개된다고 알려준다.
초반부터 대출금 상환 때문에 문제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면.그다음에 필리핀에 있는 ‘영배’에서 총잡이한테 전화가 와서.곧 결혼기념일 여행 얘기가 나와서요.널빤지를 이렇게 깔고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그다음에 하는 얘기도 별 차이가 없고.어리석은 필리핀 현지 가드는 웃기려고 만든 캐릭터인지 애매한데. 사실 총보다도 무서운 싸움꾼이라는 설정이 왜 들어가는지 의문이 든다.
마치 <옹박> 가짜처럼 일당백하는 모습은 빛나야 할 ‘홍병수’라는 캐릭터가 오히려 숨는 느낌이고.
대사도 반복이 많아 초반 신선한 웃음이 뒤로 갈수록 둔해진다.
극한직업(18)에서 이건 갈비냐 치킨이냐를 몇 번이나 안 했는데. 그 한 대사를 대박을 터뜨리며 기억 속에 각인시킨 반면.이 영화에서는 내가 형사야를 도대체 몇 번이나 할까.
또 실제 범죄 상황을 조작해 누명을 씌우는 셋업 범죄를 너무 희화화시킨 점도 아쉬운 편이다.
그렇게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닌데. 필리핀 교도소에 들어간 ‘영배’는 교도소 내에서 전화도 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아닌데다 2018년 필리핀에서 셋업 범죄로 억울하게 투옥된 선교사도 있고. 마음에 안 드네.
이게 또 셋업 범죄가 소재로 나오는데 메인이 아니라. 국제수사의 메인은 보물찾기로 제목이 국제수사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사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주인공의 수사나 추리는 없는 영화.
과장되게 사용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데요. 정작 소소하게 쓰이는 소재일 뿐이다.
영화의 핵심을 이룰 수는 없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엉뚱한 생각만 하게 하거나. 뒤로 갈수록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건이 일어나기 때문. 좋은 배우들로 좋은 곳에서 촬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전혀 살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도 ‘김희원’이 연기한 악역이 중심을 잡아주는 편이라 괜찮은 편. 종종 코미디물에서 악역이 둘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에서 재능 낭비를 하는 것에 비해. ‘김희원’은 악당으로서 어긋나지 않고 충실하게 보이는 편이다.
결국 영화에서 볼 만한 캐릭터는 ‘김희원’과 아역배우 ‘이한서’가 연기한 캐릭터뿐이다.
다들 열연하는데. 영화 자체가 이야기의 건실함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많은 부분 의존하다 보니 다들 열연을 펼치긴 하는데.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애초에 설정이나 소재, 대사 등이 다 마음에 와닿는 게 없다는 게 문제인데요. 당장 집이 날아가는 상황에서 여행 얘기에 뇌물죄로 조사를 받게 됐는데. 다른 데 관심을 갖는 모습. 필리핀이라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식의 비는 발언도 그렇고.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데도 영화가 정이 안 간다.
요즘 아역들은 다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 극중에서 ‘병수’의 아내와 딸이 필리핀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장면이 있는데요. 딸 ‘지윤’이 필리핀어라며 ‘사와디컵’이라고 하고, 엄마 ‘미영’이 필리핀어를 잘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사와디컵’은 태국어로 필리핀어 타갈로그어로는 ‘살라맛포’라고 해야 하는데요. 웃기려고 하는 장면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장면.더구나 사와디컵은 인사다.
# 필리핀 앞바다가 아니라 대천 앞바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해도 별 문제는 없었던 것 같은 전개.
너무… 웃으려고 만든게 맞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