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 마임

버닝에서 혜미의 존재가 너무 인상적이다.

해미는 팬터마임의 매개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망각하고 극복한다

그녀의 부족한 현실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녀는 가족과의 관계나 카드빚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이들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첫 번째 매개체가 성형이었다 두 번째는 아프리카로 가는 것이었다 이런 매개체들을 통해 그녀의 현실이 얼마나 절망적인지에 대해 깨닫고 싶어 하는 욕구를 깨닫게 된다

S#.3 마임 1

내 생각에 이 판토마임이라는 행위는 이 영화의 흐름에 변주곡과 같은 존재다 판토마임은 현실 속의 삶을 망각하고 새로운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절대 정답이 될 수 없다.

이런 행위를 해 봤자 눈 깜짝할 사이에 현실을 잊기 때문이다.

결국 이 행위가 끝난다면 해미의 달라진 것이 없는 현세의 삶에 의해 목이 졸리고 처절하게 고통을 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하는 동안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실하고 그녀의 의지대로 그녀의 모습은 변한다.

저녁놀이 지고 그녀는 자신의 옷을 완전히 지워 버리고 춤을 추었다

사실 갑자기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 장면이 생각나서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영화에서, 혜미의 팬터마임이 나에게는 게임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당시의 나는 하루의 10시간을 게임에 소비한 좀 부끄럽지만 게임할 시간 내에서만큼은 내 의지대로 모든 게 가능하기 때문에 내 상황을 피하려고 했던 건지도 몰라

그래도 그때만큼은 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별 흥미 없이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도 내가 게임을 그만두게 된 이유는 게임에 지웠을 때의 ‘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너무 살이 찐 탓인지 팔과 배에 맞은 자국처럼 몸에 남아 내 턱은 보이지 않았던 솔직히 이때 거울을 보고 많이 울었다.

내가 너무 못생겨서 힘들었어근데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니까 너무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그후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운동 첫날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런대로 오래 한 복싱 덕분에 체력이나 견디는 행위는 자신 있는 줄 알았는데 3kg짜리 아령을 세 번이나 들었다 내렸다 한 뒤에는 그런 생각을 조금도 할 수 없었다.

운동을 마치고 그만 들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몸을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아직 다이어트 중이지만 나름의 의미있는 결과가 나와서 왠지 뿌듯하고 좋은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게임은 이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마임은 솔직해진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두 달만 노력하면 반드시 심적 외적 변화가 반드시 일어날 것을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해 본다.

조금만 더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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